[책마을] 농촌에서 실리콘밸리로…광둥 파헤치기

입력 2021-09-09 17:14   수정 2021-09-10 02:04

화웨이, 텐센트, DJI, BYD, CSOT…. 통신장비와 디스플레이, 드론,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의 최일선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다. 업역은 다르지만 이들 기업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. 광둥성에서 창업해 성장한 기업들이라는 것. 광둥성은 중국 22개 성 중 최초로 경제 규모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. 지난해 지역내총생산(GRDP)이 1조6100억달러에 이르러 한국의 국내총생산(GDP) 1조6300억달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.

이 같은 광둥성 경제를 본격 조명한 책이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. 2017년부터 3년간 광저우 총영사관에서 근무한 현직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쓴 《중국의 실리콘밸리, 광둥을 가다》이다. 저자는 우선 광둥성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한다.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농촌지역 중 하나였던 곳이 개혁개방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(WTO) 가입 등을 통해 성장해온 과정이다. 혁신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광저우와 선전, 후이저우, 둥관 등의 현재도 살펴보고 인근 홍콩 및 마카오를 잇는 중국 정부의 경제개발 전략도 조망했다.

아울러 광둥성 정부의 정책이 이 지역 경제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세밀하게 분석했다. 제조업과 서비스산업부터 인공지능(AI), 저탄소 산업까지 어떤 전략을 세웠고 개별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행정가의 눈으로 살폈다. 이 같은 토양 위에서 광둥성에 뿌리내린 기업들이 다른 중국 기업과 비교해 어떤 개성을 가지게 됐는지도 설명하고 있다. 저자는 광둥성 발전의 4대 비결로 △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△경제를 우선시하는 실용적 지역 문화 △누적된 성공 경험이 젊은이들의 도전을 자극하는 선순환 △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하는 거대 시장 등을 들며 ‘광둥성 모델’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따져본다.

중국에 대한 책은 많다. 하지만 이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기는 어렵다. 거대하고 지역마다 특징이 다른 중국을 책 한 권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워서다. 거대한 중국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각 지역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. 광둥성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.

노경목 기자 autonomy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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